서론
디카페인 가공에 대해 여러 글들을 썼는데요 지난 글들을 보시면 다양한 디카페인 가공방법들이 나와있습니다. 요즘 국내에도 적잖게 슈가케인 디카페인 방식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천연 디카페인 가공으로 마케팅 되어지고 있는데요 여기서 슈가케인은 사탕수수를 말합니다. 사탕수수를 이용해 디카페인을 만들고 있는데 과연 천연가공 방법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탕수수 디카페인 가공 (Sugarcane Decaf Process)
보통 Sugar cane Process 또는 Natural Decaf Process라고 불리우는 사탕수수 디카페인 가공방식은 콜롬비아 국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정확히 누가 개발했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수 없지만 콜롬비아 국립커피연구센터의 연구원들로 인해 이 방식을 상업적으로 도입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콜롬비아 Descafecol 회사가 1988년 이 방식을 대규모로 상용화한 첫 회사 중 하나입니다. 전에 소개해드렸던 화학용매 방식에서 사용되는 에틸 아세테이트 성분이 과일과 다른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탕수수를 이용해 에틸아세테이트 성분을 추출하여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콜롬비아에는 대규모 사탕수수 농장이 있기 때문에 주변 천연 사탕수수를 이용해 디카페인가공을 하는 유일한 곳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사탕수수 디카페인 가공의 원리
사탕수수 디카페인 가공의 핵심은 바로 '에틸 아세테이트' 성분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탕수수를 발효시키면 에탄올이 되고 동시에 초산도 부산물로 생성됩니다. 그렇게 에탄올과 초산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에스터화 반응이 일어나 에틸아세테이트가 형성됩니다.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나 박테리아가 가진 효소들이 이 에스터화 반응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에틸 아세테이트'를 카페인과 결합시켜 카페인을 제거하는 원리입니다.
가공의 과정
1. 증기처리 : 생두를 수증기로 찌거나 뜨거운 물에 담가 콩의 세포벽을 확장시켜 카페인 추출이 용이한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2. 수분처리 : 생두에 수분을 더욱 접촉시키면서 최대한 세포벽을 확장시켜줍니다.
3. 에틸아세테이트 : 사탕수수를 발효하여 얻은 에틸아세테이트 성분 용액에 생두를 담가 카페인을 추출합니다.
4. 증기세척 : 에틸아세테이트와 카페인을 제거하기 위해 콩을 다시 증기로 세척합니다.
5. 건조 : 생두를 원래의 수분함량까지 다시 건조시켜 줍니다.
전에 소개해드린 화학용매 방법과 방식은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에틸아세테이트 성분의 시작점이 사탕수수라는 점에 있습니다.
그럼 의문이 생깁니다. 정말 사탕수수만으로 그 대량의 커피를 처리할 수 있는 에틸아세테이트 성분이 생기느냐입니다.
사탕수수 디카페인의 의문점
사탕수수가 자연발효로 '에틸아세테이트' 성분이 생긴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렇게 생성된 성분은 농도가 정말 낮습니다. 그런데 대량으로 가공되는 디카페인 커피들을 처리하려면 엄청난 양의 사탕수수가 필요할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아세트산을 추가해 주거나 에틸아세테이트를 직접 추가하지 않느냐는 의문점이 생기게 되죠
그렇습니다. 실제 사탕수수 디카페인 가공에는 아세트산을 인공적으로 추가합니다. 발효로 생기는 에탄올과 아세트산을 넣어 에틸아세테이트 성분을 만듭니다.
그럼 인공적으로 아세트산을 넣는데 천연 가공법이라고 볼 수 있나?
이 과정들은 순수하게 사탕수수만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닙니다. 천연 디카페인 가공이라고 마케팅되고 있지만 실제 가공방법에는 인공적인 아세트산을 넣어 에틸아세테이트를 만듭니다. 단지 사탕수수 당밀을 발효시켜 에탄올을 생산했기 때문에 슈가케인 가공법 또는 천연디카페인 가공법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투명성의 중요성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옳습니다. '천연 원료 기반' 또는 '사탕수수 유래'라는 표현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사탕수수 디카페인이 정말 천연디카페인 가공방법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마케팅의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카페인 가공방법의 장단점
장점
1. 낮은 압력과 온도로 처리하기 때문에 커피의 향미가 잘 보존되는 편입니다.
2. 카페인의 제거율이 97~99%정도 됩니다.
3. 콜롬비아경우 직접 처리되어 운송 비용 절감 및 신선도 유지에 있어 이점이 있습니다.
단점
1. 화학적 반응을 이용하고 인공적인 아세트산을 첨가하기 때문에 유기농 인증을 받을 수 없습니다.
2. 최고 카페인제거 달성율은 97~99%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사탕수수 디카페인 가공방법은 일관성이 떨어집니다.
3. 사탕수수 재배 자체가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물 사용량이 많고 토양의 영양성분을 고갈시킬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물이 풍부해야 하고 사탕수수재배가 가능해야 해서 이 방법은 지역적 한계점이 있습니다.
4. 에틸아세테이트의 기화점은 70도 정도입니다. 유기용매 방식에서도 단점으로 뽑혔단 에틸아세테이트의 성분이 잔류될 수 있습니다. 실제 기화점은 70도라 로스팅 과정에서 날아가기는 하지만 완성된 커피에는 여전히 적은 양의 에틸아세테이트 성분이 남아있습니다. 즉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론
에틸아세테이트는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 인체가 유해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 부분은 유기용매 편을 보시면 더욱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처리과정 후에 남는 양은 바나나가 200ppm인 것을 고려하면 5ppm으로 매우 낮은 편이지만 저희는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천연 가공과정이라는 마케팅에 속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항상 새로운 방법이 보이면 내용을 살펴보고 의문을 갖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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